프로야구
"빨리 제 자리 찾고 싶었다" 안경 에이스, 4월 ERA 5.12→5월 1.88
롯데 자이언츠 박세웅(28)이 '토종 에이스'의 자존심을 회복했다. 박세웅은 지난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팀의 7-1 승리를 이끌었다. 박세웅은 이날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상대 에이스 케이시 켈리(6이닝 6피안타 3실점)와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했다. 롯데는 이 경기에서 이겨 LG, SSG 랜더스와 선두권 싸움을 이어갔다. 박세웅은 4월 총 4차례 등판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.12로 부진했다. 의외의 출발이다.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(WBC) 대표팀 투수 중 가장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.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월별 평균자책점을 보면 4월 3.57로 가장 낮았다. 그러나 올해 4월은 그에게 낯설었다. WBC 대회 준비를 위해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린 탓인지 5이닝도 버티기 어려웠다. 박세웅은 "시즌 초반에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이 없었다. 그래서 더 힘들고 당황스러웠다"고 돌아봤다. 시즌 첫 승은 개막 한 달이 훌쩍 지나 기록했다. '유통 대전'으로 관심을 끈 지난 19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1실점의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(6이닝 이상 3자책 이하)로 7-5 승리를 견인했다. 롯데는 당시 기준으로 SSG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. 박세웅은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이번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한 뒤, 31일 LG전에서 84개의 투구 수로 6이닝을 막았다. 최근 3연승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5월을 마감했다.
그는 "완벽하진 않지만 4월보다 낫다"고 돌아봤다. 4월의 긴 부진을 통과한 박세웅은 5월 총 5차례 등판에서 3승 평균자책점 1.88을 기록했다.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다승 공동 5위, 평균자책점 5위에 해당한다. 박세웅은 "잘하고 싶은 욕심이 너무 커 급하게 서둘렀다. 5월 들어 여유를 찾고 데이터와 영상 등 좋은 모습을 되찾으려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"고 기뻐했다. 박세웅은 롯데 국내 선발진을 대표한다. 4월에는 나균안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. 박세웅은 "4월 팀이 상승세를 탄 가장 큰 원동력은 (나)균안이가 잘 버텨줬기 때문이다. 아마 균안인가 버티지 못했다면 우리 팀 순위가 지금보다 아래에 있을 것"이라고 했다. 그러면서 "균안이에게 같은 선발 투수로서 고맙다"고 인사를 전했다.롯데는 박세웅을 비롯해 댄 스트레일리(5월 평균자책점 2.31)와 찰리 반즈(1.82), 한현희(1.64)까지 모두 본궤도에 오르면서 5월 선발 평균자책점 2.29로 1위를 기록했다. 롯데는 모 그룹의 19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은 뒤 박세웅과 5년 총 90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했다. 박세웅은 "부담과 책임감을 떠나 빨리 내 자리를 찾고 싶은 생각이 컸다"라고 말했다. 박세웅도 롯데도 안정적인 모습이다. 도쿄 올림픽과 WBC 등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박세웅은 5월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(AG) 대표팀 승선에 도전한다. 와일드카드(3명) 후보로 꼽힌다. 이형석 기자
2023.06.01 11:59